아프리카로 추방된 이민자들: 미국 ‘제3국 추방’의 법적 쟁점과 국제 비판

2025년 6월, 미국 정부는 멕시코, 미얀마, 예멘 출신 이민자 12명을 남부 아프리카의 에스와티니(Eswatini)와 동부 아프리카의 남수단(South Sudan)으로 추방했습니다.

본국으로 돌려보낼 수 없었던 이들을, 미국은 ‘제3국 이송’이라는 방식으로 아프리카로 보냈습니다.

이러한 추방은 국제법, 인권, 외교 관계, 군사 전략 등 다층적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핵심 요약

📌 개요

  • 미국 트럼프 정부가 본국 송환이 어려운 이민자들을 남수단, 에스와티니 등 아프리카 제3국으로 강제 이송

⚖️ 법적 쟁점

  • 핵심 원칙: 생명과 자유가 위협받는 국가로의 송환 금지
  • 제3국 요건: 수용국의 안전성, 법적 지위 보장, 적절한 환경
  • 문제 사례: 남수단행 항공편, 법원 명령 무시 후 회항
  • 절차 위반: 이민자에게 반박할 기회 주지 않고 신속히 추방 결정

🌍 추방 대상국의 현실

  • 남수단: 무력 충돌, 치안 불안, 미국도 여행 금지 조치
  • 에스와티니: 교정시설 과밀, 위생·영양 부족
  • 현지 반응: “범죄자 수용 계약은 국가 존엄 훼손”, “우릴 쓰레기 처리장처럼 쓰지 말라”

❓ 왜 아프리카인가?

  • 제재 완화, 외교 지원 조건으로 협정 유도
  • 협정 거부 시 비자 중단, 관세 인상 등 보복 조치
  • 과거 금전 지원과 맞바꾼 추방 협정 사례 있음
  • 보상과 압박 모두 작동 가능한 외교 환경으로 아프리카가 선택됨

✋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거절

  • 나이지리아: 협정 참여 거부, 공식적으로 의사 표명. 자국 상황과 자주 외교 방침 강조
  • 협정에는 중범죄자 수용 조건 포함

🚨 국제사회 반응

  • 법률 전문가: 기본권 침해, 국제 규범 위반 가능성
  • 유엔 입장: 사법 독립 보장, 정치적 개입 경계해야
  • 실제 제재 불가: 미국은 국제 재판소 권한 인정하지 않음

제3국 추방은 국제법상 합법한가?

국제법상 제3국 추방(third-country deportation)은 특정 조건 하에서만 허용됩니다.

  • 핵심은 비송환 원칙(non-refoulement)입니다. 이는 난민이나 이민자를 생명과 자유가 위협받는 국가로 보내서는 안 된다는 원칙으로, 원국뿐만 아니라 제3국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 미국이 이들을 보낸 에스와티니와 남수단이 안전하지 않다면, 해당 조치는 명백히 국제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미국 알바니 법대의 레이 브레시아 교수는 “제3국이 안전한지, 법적 지위가 보장되는지, 수용 환경이 적절한지 등을 법원이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절차가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거나, 아예 무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이민자들이 법적 대응 기회를 가지지 못한 채 비행기에 오르는 것입니다.


남수단행 비행기와 법적 충돌

미국은 지난 5월, 남수단으로 향하는 이송 항공편에 이민자들을 태워 출발시켰습니다. 하지만 비행기 이륙 후 미국 지방법원에서 추방 금지 명령이 내려졌고, 해당 항공편은 지부티로 회항해 미군 기지 컨테이너 안에서 이민자들을 수용했습니다.

그 후 사건은 연방대법원으로 이관, 추방이 최종 허용되었지만, 남수단이 ‘안전한 제3국’인지 여부에 대한 판결은 없었습니다.

이는 추방 대상자에게 합법적 이의제기 절차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대한 절차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에스와티니·남수단은 ‘안전한 국가’인가?

  • 남수단은 미국 국무부가 모든 여행을 금지하고 있는 위험국가입니다. 무장 충돌, 납치, 범죄 위험이 높은 데다, 내전 재개 우려도 큽니다. 추방된 이민자들은 주바(Juba)의 열악한 구금시설에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에스와티니는 작은 내륙국으로, 미국 국무부는 과밀 수용, 환기 불량, 영양 및 위생 부족 등 교정시설 환경을 지적해왔습니다. 현재 미국으로부터 추방된 이들은 국제이주기구(IOM)의 도움으로 송환 예정이나, 수용 기간, 사회 통합 여부는 불분명합니다.

에스와티니 야당(Pudemo)은 미국이 아동 성폭행, 살인 등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민자 5명을 자국으로 추방한 것은 불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해당 이민자들은 베트남, 자메이카, 예멘, 쿠바, 라오스 국적자로, 에스와티니 정부는 이들의 수용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왜 아프리카인가: 트럼프의 외교적 유인책

아프리카를 제3국으로 지정한 결정에는 외교, 안보, 경제적 고려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하나의 전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 정치적 보상: 남수단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제재 해제를 원하고 있으며, 에스와티니 역시 구체적 이유는 비공개지만 미국과의 우호 관계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 압박 수단: 2025년 4월, 남수단이 추방자를 거부하자, 미국은 모든 남수단 국적자 비자 발급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거부할 경우 외교적 불이익이 뒤따릅니다.

  • 경제·군사 협력: 유엔 인권 보고관 앨리스 에드워즈 박사에 따르면, 과거 유사 협정에는 현금 지원, 군사·보안 협력이 포함된 적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정부는 엘살바도르에 600만 달러를 제공하며 베네수엘라 추방자 수용을 협상한 사례도 있습니다.

추방 협정, 미국은 법 위반인가?

미국 안에서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 조지타운대 로스쿨 데이비드 수퍼 교수: “피추방자에게 이의제기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고, 인권 문제가 심각한 국가로의 송환은 불법이다.”

  • 유엔 고문 방지 특별보고관 에드워즈 박사: “기본권이 걸린 문제에서 법원은 반드시 정치로부터 독립돼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 등 국제법기관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제재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트럼프의 아프리카 정책은 ‘거래’ 중심

앞선 7월 9일, 트럼프는 가봉, 기니비사우, 라이베리아, 모리타니, 세네갈 정상들을 백악관으로 초청‘무역 중심 외교’를 강조하는 3일간의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원조는 폐지하고, 자원과 투자 유치가 중심이 된 자리였습니다.

초청 대상이 된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인구 규모는 작지만, 희토류, 리튬, 우라늄 등 전략 광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정치적 협력 가능성을 보여온 곳들입니다. 미국은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자원 공급망을 중국에서 분리하고, 대체 루트를 마련하려는 전략적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초청 대상에서 제외된 나이지리아, 남아공,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내 인구와 경제 규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들입니다. 이들은 미국의 새로운 정책에 따라 최대 30%의 수출 관세 부과 대상이 되었으며, 전략 광물 확보나 미국과의 정치적 유인 요소에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린 모습입니다.

아프리카를 선택적으로 대하며, 협력의 명분 아래 공개적 복종과 자원 거래, 범죄자 송환을 엮는 방식은 트럼프식 아프리카 정책의 핵심을 보여줍니다. 동등한 파트너십이 아니라, 누가 더 유용한지를 따지는 조건부 외교입니다.


거래의 조건이 된 이민자

미국이 아프리카 국가를 전략적 자원 공급지이자 정치적 거래 대상으로 삼는 모습은, 식민주의적 시각의 현대적 재현이라는 비판을 낳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추방된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제재 해제, 경제 지원, 군사 협력이 거래되고, 일부 국가는 미국의 눈치를 보며 협조하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의 이민 정책은 지금,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 국가들의 주권과 존엄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는 거절했다

모든 국가가 미국의 제안을 수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지리아 외교장관 유수프 투가르는 “우리는 우리 문제로도 충분히 바쁘다”며 미국의 요청을 공개적으로 거절했습니다.

미국이 제시한 협정에는 범죄 전력이 있는 제3국 이민자들을 수용하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었고, 일부 국가에 대해 비자 제한이나 무역 불이익과 같은 압박 조치가 함께 거론되었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이를 정치적 거래로 간주하고, 주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미국 요청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나이지리아의 행보는 아프리카 내 자주권을 지키려는 시도로 평가됩니다.


미국의 선택은 무엇을 말하는가

미국이 아프리카를 제3국 추방지로 활용하고, 동시에 정상들을 초청해 자원과 협조를 요구하는 방식은 세계질서 재편 속 미국의 전략적 불안과 대응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냉전 이후 미국은 오랫동안 글로벌 가치의 중심, 규범의 수호자를 자처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 러시아, 글로벌사우스의 부상, 국제 제도의 신뢰 약화, 미국 내부의 정치적 분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미국은 이제 기존 질서를 유지하기보다, 특정 이익을 중심으로 재구성하려는 경향을 강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아프리카 접근은 바로 그 방향을 보여줍니다.

  • “원조보다 무역”이라는 기조는 일견 실리적이지만, 실상은 자원 확보와 통제의 논리로 수렴되고 있습니다.
  • 이민자 제3국 추방은 국제적 합의와 인권 보장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미국이 국제규범의 해석자에서, 회피자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 협정은 공개되지 않고, 조건은 일방적으로 설정됩니다. 그 안에서 국제적 투명성과 상호 책임성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대외 전략이 구조적으로 ‘국익 중심의 선택적 파트너십’으로 수렴되고 있다는 징후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은 지금 동맹보다 계약, 원칙보다 유용성, 장기 비전보다 단기적 효과를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세계와 관계 맺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다시 ‘무대’가 되는가

이 과정에서 아프리카는 또다시 ‘대상화’되는 위치에 놓였습니다. 미국은 아프리카를 협력의 주체가 아닌, 전략적 자원 공급지이자 이민자 수용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각국의 주권과 사회적 맥락은 배제된 채, 경제성과 지정학적 이점만 고려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과거 식민주의 시대의 질서와 유사한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제3국 추방법률을 이용해 이민자를 통제하는 방식이며, 서구 국가들이 과거부터 사용해온 전략과 다르지 않습니다. 법과 제도는 보편적 기준이 아니라, 정치적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됩니다.

이민자들은 보호받아야 할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 조건에 따라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상으로 취급됩니다. 국제 인권 규범 역시 언제든지 무시될 수 있는 선택적 기준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결론

미국의 아프리카 제3국 추방 정책은 전후 국제질서의 근간이었던 ‘법치와 인권’이라는 두 기둥이 동시에 무너지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법원의 추방 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이민자를 위험국가로 보내는 행위는, 미국 스스로가 만들어온 국제 규범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위반에 대한 제재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미국이 지금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앞으로의 국제질서에서 인권과 주권은 더 이상 불가침의 원칙이 아니라, 국력에 따라 거래되는 상품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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