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자지라 기자들의 마지막 보도
2025년 8월 11일, 가자 지구는 다시 한번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알자지라 소속 기자 아나스 알샤리프(Anas al-Sharif)와 동료 4명이 사망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가자시티 동부 알시파 병원 근처 기자용 텐트에서 머물던 중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날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기자들은 아나스 알샤리프, 모하메드 크레이케, 이브라힘 자헤르, 모아멘 알리와, 모하메드 노우팔입니다. 병원 관계자는 프리랜서 기자 모하메드 알-칼리디도 함께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 퓰리처상 수상에 빛나는 ‘가자의 목소리’ 아나스 알샤리프
아나스 알샤리프는 가자 지구의 참혹한 현실을 세상에 알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친 사람이었습니다. 알자지라의 주요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그의 카메라는 이스라엘 공습 직후의 폐허를 비추며 현장의 진실을 전했습니다.
알샤리프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보도로 2024년 퓰리처상 속보 사진 부문을 수상한 로이터 통신 사진팀의 일원이었습니다. 알자지라는 그를 “가장 용감한 기자”이자 “가장 중요한 목소리”라고 칭했습니다.
1996년 태어난 그는 가자주민 80%와 마찬가지로 난민이었고, 2008-2009년 당시 기준 최대 규모의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을 살아남은 아동 생존자였습니다.
진실을 전하려는 그의 노력은 엄청난 개인적 희생을 동반했습니다. 이스라엘 관리들로부터 보도 중단 협박을 받았지만 굴하지 않았고, 2023년 12월에는 아버지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심지어 굶주림으로 방송 도중 기절하는 극한 상황에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습니다.
아나스 알샤리프 기자의 마지막 유언
이것은 제 유언이자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이스라엘이 저를 살해하고 제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뜻입니다. 먼저, 여러분께 평화가 함께 하길, 또 신의 자비와 축복이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자발리야 난민촌의 골목에서 삶을 시작했을 때부터 우리 민족에게 힘과 목소리가 되기 위해 모든 노력과 힘을 다했다는 것을 신은 알고 계십니다. 신께서 제 삶에 시간을 더 허락해 주시길, 그래서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점령된 고향 아스칼란(알-마즈달)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신의 뜻이 우선하며 그분의 결정은 최종적입니다. 저는 매우 세세한 아픔을 겪고 고통과 상실을 여러 번 맛보았지만 왜곡과 허위 없이 진실을 전달하기를 단 한 번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침묵을 지키고, 우리의 죽음을 용인하고, 우리를 질식시키고, 우리 아이들과 여성들의 조각나 흩어진 시신에 무감각한 자들, 우리 민족이 1년 반 이상 겪어온 학살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들에 대해 신께 증언하고자 함이었습니다.
저는 팔레스타인을—이슬람 세계의 왕관 위 보석이자 이 세상 모든 자유인의 심장박동과 같은 팔레스타인을 여러분에게 맡깁니다. 그리고 그 민족을, 꿈을 꾸거나 안전과 평화 속에서 살 시간조차 없었던 억울하고 무고한 아이들을 여러분에게 맡깁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몸은 이스라엘이 쏟은 수천 톤의 폭탄과 미사일 아래 짓눌려 찢겨지고 벽에 흩뿌려졌습니다.
여러분이 사슬에 얽매여 침묵당하지 않기를, 국경에 제약받지 않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빼앗긴 우리 고향땅 위로 존엄과 자유의 태양이 떠오를 때까지 우리 땅과 우리 민족의 해방을 위한 다리가 되어 주십시오.
여러분에게 제 가족을 돌보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다. 제 사랑하는 딸 샴, 제 눈의 빛을 맡깁니다. 샴이 자라는 모습을 너무나 지켜보고 싶었지만 제겐 그럴 기회가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살라를 맡깁니다. 살라가 자라 충분히 강해져서 저의 사명을 이어갈 수 있을 때까지 지원하고 함께 있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게 됐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맡깁니다. 어머니의 축복 가득한 기도가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셨고, 어머니의 간구가 제 요새가 되었으며, 어머니의 빛이 제 길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신께서 어머니에게 힘을 주시고 제 대신 가장 좋은 것으로 어머니에게 보상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제 평생의 동반자이자 사랑하는 아내 움 살라(바얀)를 맡깁니다. 전쟁으로 인해 그녀와 오랜 날과 달 동안 떨어져 있었지만 바얀은 우리 사이의 결속을 지키며 올리브 나무의 줄기처럼 굽히지 않는 굳건함으로, 신을 믿으며, 제 부재 중에도 모든 힘과 믿음으로 모든 걸 책임져 주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신의 뜻에 따라 우리 가족들 곁에서 지지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제가 죽는다면 저는 제 원칙을 지키며 죽는 것입니다. 신 앞에서 증언합니다. 저는 신의 뜻에 만족하고 신을 뵐 것을 확신하며, 신과 함께 하는 것이 더 나은 영원한 것임을 확신합니다.오 신이시여, 저를 순교자 중 한 명으로 받아주시고 과거와 미래의 죄를 사해 주시며 제 피가 제 민족과 가족의 자유의 길을 밝히는 빛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제가 부족했더라도 용서해 주시고, 자비로 기도해 주시옵소서. 저는 약속을 지켰고 결코 변하거나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가자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용서와 받아들여짐을 기원하는 여러분의 진심어린 기도에서 저를 잊지 마십시오.
아나스 자말 앗-샤리프
2025년 4월 6일
*이것은 사랑하는 아나스가 순교 시에 출판되기를 요청한 내용입니다.
🧐 국제 사회의 비난
이스라엘군은 알샤리프가 하마스와 연관되었다고 주장했지만, 언론인 보호 위원회(CPJ)는 “신뢰할 만한 증거 없이 기자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이스라엘의 오랜 패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CPJ는 지난 7월부터 이스라엘이 알샤리프를 대상으로 한 비방 캠페인에 대해 경고하며 그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습니다.
독일 외무부는 “언론인 살해는 국제 인도법상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이스라엘에 투명한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유엔 인권 사무소도 이스라엘의 행동이 “국제 인도법의 중대한 위반”이라고 규탄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 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공격의 책임을 인정하며 오히려 알샤리프를 ‘전투원’으로 규정하려 했습니다.
📢 정보 전쟁의 최전선: 침묵을 강요받는 언론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로의 국제 언론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여 현장 보도를 제한하고, 자국에 불리한 정보 확산을 막아왔습니다. 이러한 통제 속에서 알자지라와 같은 소수의 현지 언론은 전쟁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거의 유일한 창구였습니다.
알자지라 편집장 모하메드 모아와드는 이 사건을 “보도를 침묵시키려는 필사적인 시도”라고 규정했습니다.
지금 이스라엘은 진실을 은폐하려는 의도를 담고 언론인들의 생명을 빼앗고 있습니다. 또한, 기자들을 민간인 보호 대상이 아닌 ‘전투원’으로 분류하려 합니다. 이로 인해 앞으로 분쟁 지역 언론인들이 더욱 위험한 환경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언론의 무덤이 된 가자 지구
국경 없는 기자회(RSF)와 언론인 보호 위원회(CPJ)에 따르면, 가자 지구에서 사망한 기자의 수는 이미 200명을 훨씬 넘어섰습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정부 언론 사무소는 전쟁 시작 이후 238명의 기자가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브라운 대학교의 ‘전쟁 비용 프로젝트’는 충격적인 통계를 제시했습니다.
가자에서 사망한 기자의 수가 미국 남북 전쟁, 제1·2차 세계 대전,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전쟁, 그리고 9/11 이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사망한 기자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다는 것입니다.
이 통계는 가자 지구의 상황이 언론인에게 얼마나 가혹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아나스 알샤리프 기자를 추모하며
아나스, 당신의 소중한 기록들은 바다 건너 먼 나라의 저에게도 와 닿았습니다.
당신이 목숨을 바쳐 지키려 한 진실들이 결코 묻히지 않기를,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가자의 평화가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오기를, 그 땅의 아이들이 당신처럼 폐허가 아닌 희망 속에서 자라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당신이 보여준, 죽음을 초월한 영혼의 숭고함 앞에서 고개를 숙입니다. 당신은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이 세상은 그런 아름다움을 간직할 자격이 없는 걸까요. 어쩌면 당신은 살아서뿐 아니라, 떠나면서조차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선함의 씨앗을 심고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우리에게 맡긴 가자를, 팔레스타인을, 진실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한국에서, 클로이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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